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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당 캠페인', 탄수화물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

혁신의 배신, 탄수화물을 극복하기 위하여

  • 입력 2024.01.05 14:35
  • 기자명 최요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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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당분이 너무 흘러넘치는 시대다. 설탕 듬뿍 들어간 커피, 시럽을 아예 들이부은 탕후루 간식 등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사랑하는 음식, 한국 사회가 '건강식'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밥'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밥와 같은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것이 꾸준히 회자되는 것은 아직도 실현되지 않은 목표라는 뜻일 터다. 특히 양의사의 '탄수화물을 줄이라'는 조언은 많이 들어봤지만, 한의사가 이를 앞장서 외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엠디저널은 그렇게 약차 내음이 은은하게 퍼지던 한의원에서 'NO 당'을 외치는 캠페인을 진행중인 한의사 박찬영 원장과 문답을 진행해보았다.

한의사 박찬영 원장

탄수화물, 인류 혁신의 배신

"탄수화물 과다 섭취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백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세상이 바뀌었지만 인류의 몸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복잡한 신진대사 매커니즘도, 과학적인 계산식도 아닌 이 한마디는 박 원장의 설명 중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그는 불과 오십여 년 전만 해도 과로와 영양 부족이 대부분 질병의 원인이었다는 점을 짚어주었다. 설명에 따르면, 지금은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 이어서 문제다. 너무 많이 먹고, 넘쳐흐르는 영양분이 되려 질병의 뿌리가 된 것이다. 수천년의 역사와 수만년의 문명, 수십만년의 유사 이전 인류의 족적에서 인류는 단 한번도 음식을 쌓아놓은 채로 배부르고 넉넉하게 살아본 적이 없다. 이 수십여년 동안 발생한 변화는 정말 상전벽해라고 할 일이다. 이제 인류는 처음 겪어보는 풍요의 시대를 맞았다.

인류의 몸은 수십만년간 사냥과 채집을 통해 어렵사리 얻은 고기와 나무열매 등을 닥치는대로 입에 밀어넣으며 배를 채우던 시대를 거치며 여기에 천천히 적응했다. 하지만 이와 비교하면 얼마 되지 않을 몇천년의 농경시대, 그리고 산업화 이후의 수백년의 시간만이 '역사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인식 속에 남았다. 인류의 DNA에 새겨진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식탁이 열린 것 이다.

 

2차례의 농업 혁신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바꿀 만큼의 중요한 변화를 '혁신', 또는 '혁명'이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개중 우리의 식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가 제 1차 산업혁명인 농업 혁명, 또 하나가 공기 중 질소로 암모니아(비료와 화약의 주 원료)를 만드는 '하버법'의 발견이다.

농업 혁명은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던 인류를 정착시켜 수천년의 문명을 이루었고, 근대에 들어 하버법은 무한대에 가까운 비료를 생산하는 비결이 되었다. 학자들의 표현에 따르면, 그야말로 '공기로 빵을 만드는' 수준에 달한 것이다.

 

'일'이 달라졌다

또다른 문제는 사람들의 생활양식, 즉 '업'의 개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육체노동에만 종사하던 인류가 갑자기 데스크 워크를 하게 된 것이다. 이는 사회적인 운동부족을 일으켰다.

몇 년 전부터 '1만보' 걷기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1만이라는 숫자가 주는 상징적 의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대 한국인들은 하루에 1만보만 걸어도 충분히 운동했다고 생각하지 만, 옛 사람들은 보통 3만보에서 6만보를 걸었다. 당장 운동과는 제일 거리가 멀었을 공부하는 선비들만 해도 우리보다 훨씬 많이 움직였을 것이다. 일례로 과거시험 보러 가는 일정은, 몇달을 잡고 한양으로 걸어간다. 그게 벌써 하루 4만보 수준이다. 그 시절에는 넉넉하게 날짜를 잡고 천천히 움직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4만보의 일정이 딱히 무리하지 않고 컨디션도 챙길 수 있는 무난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반면, 현대인들은 2만보 전후의 탄수화물을 먹으며 활동은 5천보에 상응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단순히 많이 먹어서 인가?

가장 중요한 것이 식단의 변화다. 신체활동이 줄면 제일 먼저 줄여야 하는 것이 탄수화물이다. 또 한번 강조하겠다. 단백질과 지방은 좀 많이 먹어도 큰 문제 없다, 결국 탄수화물의 문제다.

바꿔 말하자면 두푼어치 먹고 한푼어치 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며, 그 먹는 것 역시 정제음식을 먹는 것이다.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자연스럽게 비만인 상황이 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 아무리 화려한 식사여도 밥이 없으면 허전해하는 우리의 생각은 착각이다. 인구부양을 위해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만들었을 뿐이지, 오히려 탄수화물은 최선이 아니라 현실적 요소에 기반한 차선의 결과물이다. 수십만년의 선사시대를 거친 인간의 몸은, 결코 탄수화물이 주식인 세상을 위한 것이 아니다. '얼마나 먹냐 보다, 무엇을 먹냐'가 중요한 이유다.

당신이 노당 캠페인에 참여해야 할 이유

"모두 당뇨병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당뇨와 실제 앓는 당뇨는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의 설명 중 가장 차분했지만, 동시에 충격적인 부분이었다.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 지지 않는 등의 대사질환의 일종으로, 현대 사회에서 상당히 흔한 병이다. 그렇게 흔한 병이지만, 현대사회는 이를 오해하고 있다.

당뇨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마른 당뇨'와 '비만 당뇨'가 그것이다. 먼저 마른 당뇨는 제일 전통적인 당뇨, 즉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그런 당뇨병이다. 췌장이 망가져서 인슐린 분비가 잘 안 되는 당뇨이기에 췌장 손상형 당뇨라 부르는데, 바로 그 때문에 다음, 다뇨, 다식 등이나 체중 감소 등의 전형적인 질환 현상이 동반된다. 그 외 심각한 당뇨 합병증 역시 대부분이 췌장손상형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겁먹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런 치명적인 당뇨는 전체의 15% 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떤 당뇨일까? 이 85%에 달하지만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는 오히려 소수의 버전으로 받아들여지는 당뇨는, '비만 당뇨'라고 불리는 당뇨병이다. 인슐린 분비도 큰 문제가 없고, 식습관을 다소 개선하고 해독 식단으로 체중만 좀 조절해도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한 병이다. 물론 당뇨병이니만큼 비만 당뇨 역시 위험성이야 있지만, 앞서 언급한 마른 당뇨보다야 훨씬 덜 극단적이다.

 

사람들은 왜 이 사실을 모를까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잘 모른다. 그저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을 한두알씩 목으로 넘겨가며 대수롭잖게 대하기 일쑤다. 그리고 나 이가 좀 더 든 어느 날, 먹어야 할 약이 이미 한 줌에 달하는 순간을 경험하곤 한다.

물론 질병의 치료에 약을 배제하라는 뜻은 아니다. 스스로의 몸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를 경계하고자 하는 것이다.

 

당신도 알아야 한다

'노당 캠페인'은 바로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결심이며 도전이다. 당뇨라는 질병을 이렇게 인식하는 것 역시 현대인의 무관심에 있다. 아무리 당뇨 증상이 있다지만 지레 겁먹고, 또는 묘한 귀찮음에 그저 처방받는 약을 두어알씩 씹어삼키는 자세는 좋지 않다. 그렇게 약 10년 20년 먹다 보면 췌장이 진짜 망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집이나 차 같이 오랜 시간을 사용할 상품을 구매할때도 꼼꼼하게 따져볼 터인데, 평생을 사용할 내 몸에 대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무책임함이다.

 

당뇨환자의 인식에 한의사가, 한의사의 인식엔 당뇨환자가 없다

사실 이러한 상황에는 한의사로서 느끼는 책임감과 안타까움 역시 있다. 중증당뇨환자 600만 명에 당뇨 전 단계 환자가 1500만명, 말하자면 2000만이 넘는 사람이 당뇨의 위협에 노출된 시대다. 2022년 기준으로 질병관리청 통계상 당뇨병 진료비가 2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처럼 현대사회에선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이 문제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데, 한의사들은 누구보다 더 이런 대사 질환을 잘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다.

하지만 대중 인식의 문제일까, 한의사들의 도전이 부족했던 것일까. 오늘날의 한의사들은 너무 추나나 침구술, 보약에만 집중하는 것이 안타깝다. 한국 사회의 시민 건강의 위기이자 한의사를 위한 도전의 땅이 이렇게 열려 있는데, 제도권에서 여기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 노당 캠페인의 첫번째 핵심은 앞서 언급한대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고, 또다른 핵심 중 하나가 바로 한의사 교육과 인식 제고를 통해 이 대사질환을 치료할 마인드를 장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인식의 문제에서 당뇨병 치료의 오류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살이 찌는 고혈당증은 췌장 비손상형으로 식이요법과 체중조절로 쉽게 치료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은 낯설고 새로울 것이다.

하지만 그 실천은 간단하다. 박찬영 원장이 제시하는 식사법은 바로 '밥을 반찬처럼, 반찬을 밥처럼 먹으라'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야채 • 버섯 • 해조류를 1순위, 과일 • 야채를 2순위, 그리고 탄수화물은 최소한도로 먹으라는 것이다. 특히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박 원장 본인이 스스로 실천하며 검증해 온 식단이기도 하다. 이는 박찬영 원장이 제시하는 아래 가이드라인과 사진을 참고하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해독식사법의 원칙

1순위, 가장 많이 먹어야 할 야채 • 버섯 • 해조류. 기존에 밥을 먹는 양만큼 이들을 먹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2순위, 두부 • 계란 • 고기 • 생선 • 해물 등 단백질과 지방을 두번째로 많이 먹어야 한다.

3순위, 밥 • 떡 등의 쌀, 빵 • 면 등의 밀가루, 감자 • 고구마 • 옥수수 등의 곡물, 과일 • 설탕 등 당분의 탄수화물. 이는 우리가 흔히 '주식' 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는 앞서 강조했듯이 우리의 착각이며, 일상에서 필요한 탄수화물의 양은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1순위와 2순위를 많이 먹을 것을 강조하는 것은, 뒤에 나올 3순위 음식들을 먹는 양을 줄이기 위함이다. 밥을 반찬처럼, 반찬을 밥처럼 먹으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러한 도전과 실천에는 박 원장이 20년간 겪어온 과민성 대장 증상이 있었다. 그는 나이가 마흔쯤 되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건강 문제 해결 못하겠다는 직감이 강하게 들었다 한다. 그때부터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해독의 기적> 등 책을 하나 둘 집필하게 되고, 그게 또 우연을 거듭해 결국엔 2013년 당시 <엄지의 제왕>이라는 방송에 출연해 해독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

이때는 종편들이 갓 생길때고, 수십억짜리 시리즈도 시청률이 1% 수준일 정도로 치열한 경쟁의 시대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당시 박찬영 원장이 출연한 방송은 5%대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10년대 초반에 국내에서 해독 열풍이 분 것에 그의 역할이 컸다는 반증이다.

이후 10여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세상은 탄수화물에 너무 관대하다. 그렇기에 그의 'NO 당 캠페인'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박찬영 원장

약력

● 어성초한의원 원장

● 대한한의통증제형학회 발효효소 연구위원장

● 대한발효해독학회 부회장

●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저서

● 해독의 기적

● 양념은 약이다

● 아토피, 여드름 어성초로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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