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 입력 2023.10.06 16:51
  • 수정 2023.10.10 10:44
  • 기자명 정지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엠디저널]

진흙 없이 연꽃 없다

나는 어린 시절 감정기복이 심한 아버지와 2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며 전국을 누비던 어머니 아래 자랐다. 술만 드시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는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며 별것 아닌 이유로 많이 맞기도 했다. 어머니는 사업으로 너무 바쁘셨고, 부부 관계는 좋지 않았다. 불안전한 상황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어려운 환경아래 자랐다.

IMF의 여파로 가족 사업이 부도가 난 후에는 생계를 유지하고, 학자금을 갚고, 아버지의 생활비와 병원비를 대며 살아야 했던 적도 있다. 빚쟁이들을 피해 해외를 떠돌다 비자문제로 자주 이사를 가야 했고, 불법으로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내 의지와 관계없이 빚쟁이를 피해 부랑초처럼 떠돌아다니 던 20대의 나에겐 ‘내 집’은 커녕 ‘내 나라’도 존재하지 않았다. 해외에선 건강보험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고 참아야 하는 순간도 많았다. 가난과 잦은 이사로 인한 30번의 다양한 직업체험은 고통스러웠지만 몰랐던 세상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비자가 만료되어 한국에서 친척집, 친구집을 전전하다 손바닥만 한 창에 옆방 소리가 다 들리는 고시원에서 지낸 적도 있다. 고시원의 방은 정말 좁았지만 오랜 떠돌이 생활 끝에 그 누구의 눈치 보지 않고 혼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감사했다.

휴학과 복학, 직장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6년만에 어렵게 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장학금까지 받으며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달만에 대학원을 휴학하고 다시 해외로 떠나 노동자의 삶을 살아야 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려웠던 20대, 나는 오랜 시간 스스로를 미워하며 살았다. 가족들을 돕지 못하는 무능력한 내가 미웠기에 작은 실수에도 오래 괴로워했다. 이런 마음은 우울증, 폭식증, 거식증, 자살충동, 불면증 대인기피증으로도 이어졌다.

마음이 불안할 때 먹기 시작하면 한달만에 10kg씩 찔 정도였다. 주 80~100시간의 근무, 봉사활동, 작품활동 등 정신없이 몸을 혹사하며 살았다.

 

오랜 과로와 스트레스

오랫동안 자신을 미워하던 몸과 마음의 습관이 누적되어 결혼 후 첫아이를 가졌을 때 고스란히 몸으로 드러났다. 임신으로 혈액양이 늘어나자 신장이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한달만에 건강한 새댁에서 음식을 먹지도 못하고, 심지어 물 한잔 마시는 것도 어려운 환자의 몸상태가 되었다. 심할 때는 하루 소변 한두방울을 보는 것조차 어려웠다. 몸이 약해지니 마음도 약해졌다. 환청과 악몽 등 수개월동안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경험하면서 과거 몸과 마음을 괴롭히며 살았던 시간이 후회가 되었다. 또한 건강한 습관과 영양, 충분한 잠, 운동 등 관리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 었다.

 

기왕 사는 인생, 감동적으로 살자.

봉사활동을 만난 신부님께서 내게 해 주신 이야기이다.

“기왕 하는 거, 감동적으로 하라.”

나는 그 뒤로 사소한 모든 일에도 사랑을 담으려 했다.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에서 ‘기왕 하는 거,감동적으로 해낸다’ 로 바뀌고 나니 많은 것이 달라졌다. 건강 또한 ‘아프지 않으려면 챙겨야 된다.’에서‘기왕 사는 거,내게 잘해주고 싶다’로 바꾸니 달라졌다.

 

현실이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미래를 결정한다

매일 웃으며 일을 해야 했고 집에 오는 길엔 눈물이 흘렀다. 하루 하루가 지옥 같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았다. 가난은 참으로 불편한 것이었다. 어떻게든 지옥을 탈출하려고 다른 곳으로 가면 거기서 또 지옥을 만났다. 그곳을 피해 또 다른 곳으로 가도 또 다른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다.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노력하고 사는데도 상황은 늘 비슷했다. 이러다보니 마음 속 물음표들이 너무 많았다. 틈이 날 때마다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시간을 보내며 서서히 변해 갔다. ‘진흙 없이 연꽃 없다’는 틱낫한 스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살 았다.그러다보니 작은 빛이 보였다.

‘현실이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미래를 결정한다’

‘한계를 탓하기보다 한계를 뛰어넘는 삶을 택하며 살자’

할수만 있다면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어려울 때 따뜻한 말과 기도로 힘이 되어준 성직자들과 봉사자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그래서 독일, 한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지에서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꾸준히 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변하게 되었다. 누군가 나를 도와주지 않음을 원망하며 살다가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속에서 미소 짓는 노숙자들을 만나게 되면서였다. 그들을 위해 음식을 나르고, 설거지를 하며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런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느꼈다.

나는 ‘사랑의 바자회’를 설립해 수익금을 도움이 필요한 전 세계로 보냈고, 지금까지도 매년 꾸준히 미혼모, 노인, 저소득층 아동, 재난지역 등으로 기부와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소하지만 건강에 득이 되는 습관 만들기가 나의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음식, 음료, 수면, 운동, 그리고 배변활동

뭔가 컨디션이 나쁘면 어제 내가 뭘 먹었지? 뭘 마셨지? 몇시간에 잠들었고 얼마나 잤지? 대, 소변의 상태는? 그래서 부족한 것이 있다면 채워주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의식적으로 재래시장에 가서 신선한 야채, 과일, 고기를 사고, 가능하면 외식보다는 도시락을 이용한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 1-2 시간 가량의 운동이나 만보 걷기를 한다.

건강에 대해 자꾸 알아갈수록 삶이 달라진다. 이젠 인스턴트 음식은 봐도 먹고 싶지 않으며, 설탕이 들어간 음료보다 물이 더 맛있다. 물은 큰 통에 담아두고 수시로 자주 마시니 피부 좋다는 소리도 종종 듣는다.

잘 때는 무조건 자고 낮에도 졸릴 땐 20-30분 정도의 짧은 낮잠 을 잔다. 하루 26분의 낮잠은 업무 능력을 높여주고 아세틸콜린을 활성화시켜 좋은 아이디어를 주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

2005년부터5년간 캐나다에서 살면서 투잡,쓰리잡을 뛰며 살았다. 공부하고 싶은데 밤엔 눈이 감겨 이동 중에 미국, 캐나다의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들었다. 영어도 배우며 동기부여도 받고 싶어 서였다. 그러다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와 연고가 없는 광명에서 신혼생활을 하게 되었다. 남편은 새벽부터 밤까지 일을 해야 했고 아이는 너무 어렸다. 나는 틈이 날 때마다 책을 봤고, 놀이터에선 예전처럼 팟캐스트,미국 유튜브의 강의를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첫 아이를 출산하고 쓴 첫 책‘무엇이든 잘 풀리는 인생’ (구제: 내가 상상하면 꿈이 현실이 된다)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강연이나 상담 요청이 점차 늘었지만, 당시에는 아이도 어렸고, 신장 건강상태는 회복 중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내는 고민에 대한 답을 고민하고 정리했다가 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7년간 받은 수천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영상 1,200개로 제작하며 누적 조회수가 5000만뷰를 넘기며 서서히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Why Worry?

나는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았다. 그리고 과로와 잘못된 식습관, 스스로를 자책하는 습관으로 1년간 투병을 해야 했다. 그래서 지금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종종 좋은 질문을 던진다. 해외 유튜브 채널에서 Gaur Gopal Das의 Then Why Worry강의를 들었다. 강의 내용을 간단히 만들면 다음과 같다. 아래의 표를 보고 고민되는 문제를 떠올려보라.

문제가 없다면 걱정할 일이 없다. 반면,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와 관련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을 해내면 되니까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가 있는데 관련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 내 영역을 뛰어넘은 일이므로 걱정해봐야 도움될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고민이 있을 때 이 표를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면 머릿속이 편안해진다. 해결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으로 해결하면 되고,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걱정을 내려 놓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더 유익하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을 것이다’ 티베트의 유명한 속담이다.

당신은 꿈들의 희망이다. 당신의 가슴 속 가득한 꿈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 당신만 바라보고 있다. 너무 오랜 시간 꿈을 기다리게 하지 마라. 당신이 늙는건 어쩔 수 없지만, 당신의 꿈까지 늙게 할 순 없다. ‘뭐 먹지?’ 매일 고민하는 것처럼 ‘어떻게 하면 지금 있는 곳에서 지금 가진 것으로 꿈을 현실로 만들며 살지?’를 자주 물어보라. 묻지 않아 몰랐을 뿐 당신은 분명 해결방법을 알고 있다.

생계를 유지하는 선 안에서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일단 시작 하면 길이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시작하고 마무리 지어라. 완벽을 추구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불완전하더라도 시작해서 끝내는 것이 낫다. 당신은 이 과정에서 무수히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지혜를 얻으며 성장한다.

기억하라. 당신의 걷는 모든 길의 이름은 성장이다.

 

김새해 약력 (Profile)

리치써클아카데미 사업가

작가, 유튜버, 화가

무엇이든 잘 풀리는 인생 저자

오늘부터 성장할 나에게 저자

돈의 신에게 배우는 머니시크릿 저자

8년간 7000만뷰 달성한 26만 크리에이터

KBS 아침마당 명사초대석 출연

대한민국 청년여성 대표멘토 위촉

7년째 김새해 유튜브 채널 운영 중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