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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다스리는 방법들

기사승인 2022.05.13  15: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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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우리는 보통 좋은 생각은 하고 부정적이고 힘든 생각은 안 하려고 하는데, 사실 어떤 생각이라도 내려놓는 게 필요합니다. 저는 환자에게 이르기를, 좋은 생각이 일어나더라도 내려놓되 그게 꼭 필요한 생각이라면 그 내용을 기록하라고 합니다. 보통은 그렇지만 수험생에게는 예외를 둡니다. 공부와 관계되는 생각은 무방하다고 이야기하지요. 수험생은 공부 삼매에 들어 있어야 되니까요.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그러는 동안에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이 현재에 집중하는 것만큼은 못하고 한계도 있지만 병으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좋은 생각을 한다는 건 생각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는 뜻이고, 따라서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안 좋을 일이 일어났을 때 바로 생각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멈추어야 할 때 멈출 수가 없고, 나쁜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좋은 생각은 나쁜 생각 옆에 붙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둘이 친구인 거지요. 이에 비해 생각 없음은 나쁜 생각과 한참 떨어져 있습니다. 선정 수행을 할 때도 보면, 초선정은 마음에 번뇌를 일으키고 지혜를 약하게 하는 ‘다섯 가지 덮개’ [오개(五蓋)]하고 가깝습니다. 오개를 제거하고 초선정에 들기 때문입니다. 초선정에서 이선정으로 들어가기 위해 하는 숙고의 내용을 보면 이게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초선정은 오개와 가깝다.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 고찰은 거친 선정 요소다.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 고찰을 제거하고 더 고요한 이선정에 들어가 머물겠다.’ 이렇게 숙고하여 이선정에 들면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 고찰이 없어져 오개와 훨씬 멀어집니다.

생각 없음을 구축하려면 나쁜 생각이 일어날 때 바로 내려놓으면 됩니다. 좋은 생각이 일어나도 바로 내려놓고요. 어떤 생각이든지 일어나면 탁 내려놓습니다. 그러면 생각이 없어집니다. 생각이 발붙일 곳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음은 속성상 어디라도 가야 하는 것이므로, 생각을 내려놓고 갈 곳이 필요합니다. 그곳이 바로 현재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생각을 다스리는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몇 년 전 저는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체크를 해서 매일 자기 전에 달력에 그날 생각 횟수를 적어봤습니다. 이 방법을 쓰시려면 첫 생각을 알아차릴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집중하는 연습을 열심히 해서 하루 종일 현재에 머물 수 있게 되면 첫 생각이 일어날 때 탁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떨 때 생각이 떠오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환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다스릴 수 있게 하기 위해 다음의 방법을 씁니다. 저는 환자들에게 첫 생각을 놓치고 공연히 생각에 빠져 있는 걸 알아차리면 그 때 현재로 돌아오면서 카드에 한 번씩 표시하하고 합니다. 그러니까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가 첫 생각이 드는 걸 놓치고 다음 생각에 들었다가 ‘아, 지금 내가 생각에 빠져 있구나!’ 하고 아는 순간에 표시를 하는 거죠. 그 표시한 카드를 다음 치료 시간에 가져오도록 합니다.

생각은 사람하고 관계된 게 굉장히 많습니다. 누군가와 있었던 과거의 일이나 어떤 사람을 향한 나의 바람이 생각으로 잘 이어집니다. 따라서 눈앞에 없는 사람을 마음에 담지 않는 훈련을 해도 생각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퇴근하여 혼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지금 나와 같이 있지 않는 회사 상사를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소리를 안 내고 지내는 것도 생각을 줄이고 현재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소리를 하나도 안 내고 지낼 수는 없습니다. 소리를 내는 여지를 최소한으로 줄이며 지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현재 하는 일에 굉장히 집중해야 합니다. 그 상태에서는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어집니다.

바르게 걷는 연습도 생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바른 걸음의 세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 발을 11자로 하여 걷되 발을 들 때 다리를 쭉 폅니다. 둘째, 걸을 때는 배를 넣고 가슴은 폅니다. 셋째, 주먹을 살짝 쥐고 양팔을 쭉 펴 뒤로 흔들고 그 반동으로 앞으로 가게 합니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제대로 되는지 몸을 잘 관찰하며 걸으면, 몸 관찰에 온통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에 생각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생각을 하느니 차라리 자라고 말씀했습니다. 잠은 무익 하지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씀했습니다. 따라서 생각이 많으면 잠깐 잠을 청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잠을 자면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담, 밤에 잠자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만 자야 합니다. 밤에는 생각이 더 활개를 치곤 하니, 밤에 잘 때는 생각을 놓아두시기 바랍니다.

이 밖에도 생각이 날 때 산책을 한다든가, 체조를 한다든가, 장소를 바꾼다든가 하는 것이 생각을 줄이고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모든 시도가 처음부터 가능하지 않은 경우나, 노력했으나 실패했을 때는 약을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너무 많이 해와서 자신의 힘으로는 생각을 다스리는 건전한 노력을 할 수 없습니다. 불안한 생각 때문에 아주 힘들었던 어떤 환자는 약을 먹으면 생각이 나긴 나지만 둔하게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약을 먹지 않을 때는 날카롭게 느껴지던 것이 둔하게 느껴지면서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약을 통해 부정적인 생각의 영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다음, 현재로 돌아오는 연습을 꾸준히 병행하면 좋습니다.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md@mdjournal.net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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