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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 입력 2021.06.18 18:04
  • 기자명 정남식(필메디스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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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 어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지를 미리 알아두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 숨이 차거나 피로, 졸도, 가슴 두근거림, 가슴 통증, 부종 등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을 알아본다.

가슴 통증

가슴 통증은 심장병의 가장 뚜렷한 증상이다. 하지만 종종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 배꼽 위부터 턱 아래에 있는 모든 장기가 가슴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그 원인도 치료가 필요 없는 것부터 사망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슴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심장병만 의심하지 말고, 다른 장기도 검사해봐야 한다. 가슴 통증의 원인은 크게 협심증, 심근경색증, 기타로 나눌 수 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원인일 때

협심증 환자는 ‘가슴이 조인다’, ‘짓누른다’, ‘쥐어짠다’, ‘무거운 것으로 꽉 누르는 것 같다’, ‘타는 것 같다’ 등의 표현으로 통증을 호소한다. 활동 시 주로 발생하고 가슴 통증이 2~10분간 지속되는 경우 ‘안정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흥분했을 때,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됐을 때, 식사 후, 계단을 오를 때, 운동할 때 악화된다. 하지만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혀 아래에 넣거나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없어진다.

반면 변이형(혈관경련성)협심증 또는 불안정성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은 안정 시나 잠에서 깨어날 때 가슴 통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식은땀이 나거나 어지러움, 구역질, 호흡 곤란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일 때는 일반적으로 30분간 통증이 지속되고, 경우에 따라 몇 시간씩 이어지기도 한다. 이때는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

﹡기타 원인일 때

식도역류, 심낭염(심장의 바깥면을 싸고 있는 심막의 염증), 대동맥 질환, 늑막염 등이 대표적 원인이다. 협심증 외의 가슴 통증은 ‘칼로 찌르는 것 같다’, ‘날카롭다’, ‘호흡을 하면 더 아프다’, ‘아픈 곳이 돌아다닌다’, ‘특정 동작을 하면 더 아프다’ 등 말하는 이마다 다르다.

﹡가슴 통증의 검사 방법

문진, 신체 검진, 심전도, 흉부 X-선 검사, 혈액 검사, 심장 초음파, CT 등이 있다. 가슴 통증은 감별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가 진단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도록 한다.

가슴두근거림

‘가슴이 쿵쾅거려요’, ‘벌렁거려요’라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심장은 평소에도 뛰지만 일반적으로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심장의 율동이 변한다거나 맥박이 빨라지거나 느려지면 자신의 심장이 뛰는 것이 느껴진다. 이것이 심계항진이다. 심계항진의 가장 흔한 내과적 원인은 부정맥이다. 심방이나 심실 조기 박동*, 조기 흥분 증후군,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심실성 빈맥, 방실 차단, 동기능 부전 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부정맥이다. 그 밖에 선천성 심장병,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심장 질환이 있을 때도 2차적으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심계항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원인을 찾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진단을 위해 받는 기본적인 검사로는 맥박수, 혈압, 흉부 X-선 검사, 심전도, 혈액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등이 있다. 추가적으로 표준 12유도 심전도, 24시간 활동 심전도, 운동부하 심전도, 심장 초음파, 심도자술, 심혈관 조영술, 전기 생리학적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피부 변색

순환기 계통에 질환이 생겨 몸의 각 세포에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 피부, 입술, 손톱 밑 조직에 청색증이 나타난다. 선천성 심장병, 말기 심장병, 심장이 많이 손상됐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청색증이 일어나면 심장병이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기 떄문에 즉시 병원을 찾는다.

피로감

우울증 때문에 혹은 당뇨병, 폐 질환, 고혈압 등의 약을 복용한 후에도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공복이거나 수면 부족, 스트레스가 심할 때도 피로해질 수 있다. 하지만 피로감은 심장병의 흔한 증상이기도 하다. 심장 근육이 약화돼 온몸의 세포에 혈액을 적절하게 보낼 수 없기 때문에 피로감이 나타나는 것으로, 아침에는 보통 정상이다가 시간이 갈수록 피로감이 심해지고 저녁에는 녹초가 된다. 심한 식욕 부진이 따르고, 다리가 많이 무겁다고 느낀다.

호흡 곤란

심장병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심한 운동이나 성관계 후, 계단을 갑자기 뛰어오른 뒤에 나타나는 숨 가쁜 증상과는 느낌이 다르지만 이유 없이 숨이 차면 심장병의 징후일 가능성이 높다.

졸도

심한 쇼크나 통증, 놀람 등으로 졸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이유 없이 졸도하거나 졸도할 것 같은 느낌, 어지러움은 심장병의 증상일 수 있다.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뇌의 의식이 순간적으로 사라진다. 심장에 이상이 생겨 졸도하는 경우 대부분 부정맥이 원인이다. 심장의 박동이 너무 느리거나 빨라서 뇌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졸도한다. 또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목의 동맥이 막히는 경우나 심장이나 동맥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혈전이 뇌동맥을 일시적으로 막는 경우에 졸도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뇌에 10초 이상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졸도한다.

부종

오랫동안 서 있을 때 발목에 부종이 생기는 것은 우심실 기능에 장애가 발생한 상태인 우심실 부전의 증상인 경우가 많다. 우심실 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좌심실 부전이다. 좌심실의 부전만 나타나는 경우에는 폐정맥에 피가 고이게 돼 폐부종*이 나타나고 호흡곤란이 일어난다.

몸에서 붓는 곳은 보통 눈, 가슴, 복부, 다리, 발목 등이다. 대체로 부종의 발생 부위는 특정 심장병과 관련이 있고, 심장 질환 외에 콩팥이나 간질환,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암, 임파선 계통의 이상 등으로도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복부나 다리에 부종이 나타나면 우심실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삼천판막에 질환이 있을 수 있다. 우심실이 폐로 적당량의 혈액을 보내지 못해 혈액이 정맥에 고이기 때문이다. 

심장병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심혈관 질환인 협심증, 심근경색증을 비롯해 판막에 이상이 생기는 판막 질환, 심장의 전기회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정맥,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이상이 있는 선천성 심장병 등 다양한 병만큼이나 원인도, 증상도 복잡하다.

하지만 차근차근 짚어가다 보면 무엇이 문제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 수 있는데, 그에 관한 내용은 다음 호에서 다루어 보겠다. 

*감별 진단 : 증세가 유사한 질병끼리 비교하고 검토해서

초진 때 생각했던 병명과 같은지 그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법


*심실 조기 박동 : 모든 연령층에서 흔히 관찰되는 부정맥,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동기능 부전 증후군 : 동방결절에 장애가 생겨서 심박동이 느려져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증후군


*폐부종 : 폐간질(肺間質) 및 폐포(허파꽈리)에 체액이 과도히 축적돼 호흡이 곤란해지는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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